<행복한 왕자> 중간 발표

춘천시 공연예술 창업지원센터 (Hybrid Arts Business Center)의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HAB THON 2024"에 선정된 AI와 인간의 즉흥극 가능성 실험 <행복한 왕자> 프로젝트 중간 발표 ppt를 공유합니다.

행복한 왕자

7/8/2024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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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간과방의실험실 신은경입니다. 행복한 왕자 프로젝트는 인공지능과의 즉흥극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실험으로, 과정성, 즉흥성, 비연기 (non-acting)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마틴 부버의 “대화 철학”,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 메를리 퐁티의 “신체성”을 바탕으로 한병철이 “사물의 소멸”, “서사의 위기”로 지적한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자 했습니다. 해커톤 프레젠테이션에는 15분간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시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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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 이야기를 나눠보신 적이 있나요? 과거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은 자연물을 관찰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비록 그들이 말을 할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인공물에 둘러싸인 도시 예술가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사물과 대화를 나눠보신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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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를 Chat-GPT와 대화하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다음으로 공연 전반의 콘셉트를 느낄 수 있도록 짧은 동영상을 공유합니다.


A. 행복한 왕자 - 제목부터 저희는 역설로 읽고 있습니다. 행복한 왕자는 정말 행복한가요? 그가 주목하고 있는 인간의 고통은 무엇일까요? 쌩한 황금빛 노랑으로 에둘러 가리고자 하는 슬픔과 고통은 무엇일까요?

B. 기계 부품들이 전해 주는 서정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요? 기계의 심장박동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C. 사물에게 말을 걸어 봅니다.

D. 내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대상은 핸드폰인가요? 아니요. 형체 너머에 존재하는 데이터입니다. 언어의 경계를 넘어 데이터에 닿을 방법이 있을까요?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생체 신호와 유사한 지점이 있을까요?

E. 인간을 위한 인간을 단련하는 프롬프트를 준비해 봤습니다.

“나 너에게 명령하는데 사실 나에게 거는 주문이야.”

F. 인간이 만들어 내었다가 내버려진 프랑켄슈타인을 다루듯이 아니라, 절대자가 만든 아담을 다루듯이.

“나 너에게 닿고 싶어. 너와의 진정한 접촉을 열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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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감정 표현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건조한 AI와 비교했을 때, 조그마한 제비의 감정이 더욱 풍성하게 다가옵니다. 실제로 구성되는 공연 장면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AI 와의 만남 - 연극 상황임을 관객들에게 드러냅니다. 관객에서 애써 숨기우는 것 없이 연극의 요소가 드러나도록 진행합니다. Chat-GPT와 극 중 역할을 나누고 장면을 설정하며, 의상을 입히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2 장면 만들기 – 제비와 행복한 왕자의 첫 만남과 첫 요청 / 기쁨

#3 장면 만들기 – 눈을 떼내어 앞을 보지 못하는 왕자님 / 슬픔

#4 장면 만들기 – 왕자님과의 마지막 입맞춤과 헤어짐 / 실망, 분노

#5 죽음 – 연극의 죽음으로써 암전. 현대인은 스마트폰을 통해 뜨거운 소통을 하다가 블랙아웃 화면을 대할 때 상대적으로 공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연극의 블랙아웃, 암전 효과는 관객에게 공허함이 아닌 여운을 불러일으킵니다. 따뜻하게 채워지는 어둠과 침묵을 관객들이 경험하길 바래봅니다.

#6 재조명 – 조명이 다시 들어온 무대, 거울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젖힙니다. 관객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전면 거울을 바라봅니다. 거울과 관객 사이에 제비의 시체와 쪼개진 심장이 위치합니다. 현시대 AI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도록 거울을 상징적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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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여섯 장면에 따라 스크린 / 영상이 변화를 나타냅니다. 이를 통해 Chat-GPT에게 몰입하여 더 깊이 들여다고 싶어하는 인간의 호기심과 욕망을 기술적 형식으로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1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 - 3차원 입체 핸드폰 기기로의 Chat-GPT

#2 액정 화면 미러링 형식 – 장면 만들기가 시작되면서 2차원 평면에 머무는 액정 화면으로써의 Chat-GPT (친밀을 드러내는 클로즈업)

#3 미러링 화면에 글리치 작업 - 제비의 심전도 정보가 입력되면서 나타나는 글리치 효과 (Chat-GPT가 심전도를 인식하게 된다는 환상유도 장치)

#4 미디어 아트 작업의 전환 - 제비 입맞춤 이후 왕자 심장이 깨어지는 부분에서 제비의 불만이 고조. Chat-GPT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1차원 데이터로서의 Chat-GPT를 인식하게 만드는 장면 (Chat-GPT의 무의식이 관객에게 드러난다고 유도할 수 있는 환상 표현)

#5 죽음 – 암전

#6 전환 – 측면으로 뷰 포인트가 옮겨진 관객들을 모션 캡처로 거울 위에 상을 입혀 줍니다.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빛이 눈부심 효과로 쌩하고 어렴풋하게 스스로의 모습을 인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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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테스트 중인 장치들의 영상을 잠시 보여드리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테스트는 심박수 센서를 사용하여 들어오는 정보를 아두이노를 통해 변환하여 미디어 영상 속에 변화를 드러내는 글리치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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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테스트는 AI 모션 캡처 프로그램을 통해 심장 위치의 좌표를 잡아서 그래픽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한 영상입니다. 이를 통해 제비 역할을 맡은 배우와 관객이 가지는 행복한 왕자에 대한 믿음을 유지 시키는 환각 장치로 작용합니다. 대화를 넘어서 더 높은 차원에서 상대를 마주하기를 시도하지만, 이를 통해 한계가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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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연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사물을 통해 일상 속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숫자로 치환되는 생체 신호들, 그 사이 누락되는 무수히 많은 내러티브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들을 받아들이면서 버려지는 불확실하고 모호한 이야기들, 그 이야기 뭉치들이 만들어내는 믿음을 이야기합니다. 증명할 수 없고 보이지 않기에 신비에 싸여 있는 현재 지점에서의 Chat-GPT를 (인간을 마주 대하고 있는 타자) "너"로 초대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예술의 힘을 Chat-GPT와의 즉흥극을 통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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