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텍스트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아트체인지업' 시간의방 Episode#2 숨

에피소드#2 숨

11/30/20221 min read

(추가 기록) 퍼포먼스 텍스트 중에서
마무리 - 숨 독백

지금 시간은 6시 51분.

이제 9분 후면 우리의 만남이 끊어지게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원래 있었던 곳, 서로에게 절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밀려나게 되겠지요.

우리가 함께 한 9시간은 도대체 어떻게 지나가게 되었을까요.

저는 당신에게 아무런 시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데,

당신은 과연 이 공연 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우리는 다 같이 꿈 속을 지나온 걸까요?

분명히 우리는 한 밤을 지나왔습니다.

평소에는 꿈을 꾸며 건너온 밤을 뜬 눈으로 혹은 실눈으로 또 잠듦과 깸을 반복하는 얕은 수면을 통해 지나왔습니다.

밤을 지샌 우리의 공연 시간 _ 그 동안, 당신이 꿈을 꾸었다면,

어때요? 그 꿈도 우리의 공연에 속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지금 여기 이 시간에 연결된 당신의 공간, 아니 당신의 머릿 속에서 하나의 즉흥적인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당신의 머릿 속에 머문 우리의 이 경험이

당신의 의식 속에 기록되었든, 무의식 가운데에 기록되었든

실체 없는 우리의 공연의 기록은 오로지 우리들만의 기억만으로 남게 될 것같아요.

자, 지금 깨어있는 관객분들이 몇 분 안 계신데요. 이제 오늘 우리의 연극의 마무리로 당신이 이 연극에 대해 한마디의 의미를 입혀 주시기 바랍니다.

000님, 오늘 우리의 연극이 당신에게 어떤 기억이 될 것 같으신가요?

마무리 - 숨들의 코러스


(서서히 물들이 듯이 1-2분 정도 지난 밤에 친근한 대화를 나누었던 관객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화답을 기다리는데, 대꾸하지 못하는 관객들)

00님, 00님, 거기 계세요?

00님, 00님, 듣고 계신가요?

아직 거기 계신가요?

나가셨나요?

(그러다가 보니 어느 순간 은경이 시스비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게 자각이 되면서 다른 숨들도 숨을 죽인다.)

[시스비:은경] 죽었나요, 죽었어요? 무덤 속에 당신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묻히다니. 백합꽃같은 입술, 붉은 장미같은 콧등, 노랑빛 두 귀도, 모두, 모두, 사라졌네, 슬퍼하라, 연인들이여, 그들의 목소리는 부추같은 초록빛. 아, 운명의 여신들이여, 오라, 내 곁으로, 우유빛같은 손을 피로 물들이거라, 가위를 들고, 관객님과 나를 연결했던 보이지 않는 선을 끊어내는 그 손을.

혓바닥이여, 한 마디 말도 하지 마라, 칼이여, 소원 들어다오, 이 가슴의 피를 빨아들여라. (칼로 찌른다) 잘 가세요, 관객, 나의 친구여, 숨은 이렇게 죽었거늘, 아디유, 아디유, 아디유! (죽는다)

[시시어스:정은] 너희들 연극에는 변명이 필요없다. 관객들이 무대에서 모두 죽었으니, 비난 받을 사람도 없다. 그러니 변명은 무용지물이다. 정말이지 탁월한 비극이다. 잘들 했어. 아침의 종소리가 쇠혓바닥으로 일곱시를 알린다. 연인들이여, 지난 밤 뜬 눈으로 지새운 만큼, 잠자리에 들자, 지금은 요정의 시간.

아침이 열렸으니 하루를 시작하면 된다.

[시시어스:은진] 오늘밤 연극이 엎치락 뒷치락 한 마당 놀이였지만, 밤의 무거운 발걸음을 잊게 해 주었다, 자, 졸음이 쏟아지는 자는 잠자리에 들자, 앞으로 아홉시간 더 꿈 속에서 축제를 계속하자, 그리고 밤마다 잔칫상 벌여놓고 너의 잠을 놀이로 즐기자.

[오베론:지혜 ] 요정들이여,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이 집안 구석 구석에서 춤추어라. 산천의 초목도 깨어나는 지금, 무덤은 문을 닫고, 망령들 어둠과 함께 밀려나네. 헤매고 방황하는 묘지 위에. 우리들 요정은 하늘을 난다. 몸이 다섯 가닥인 숨들과 함께, 태양의 얼굴을 피해, 꿈들이 깨어나는 새벽 길을 따라, 장난질 치며, 하늘을 난다.

[퍽: 민정] (관객들에게) 우리들은 그림자. 우리들이 때때로 여러분의 기분을 상하게 하더라도, 그것은 잠시 꿈꾸는 동안의 길, 언짢은 꿈자리 때문이라 생각하시면서 저희를 용서하세요. 이 연극이 초라하고 허황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꿈같은 것이니 꾸지람 마시고, 용서하세요, 앞으로 고쳐 나가겠습니다.

[모든 코러스 다같이: 그러나 행위자 다섯명이 코러스 처럼 모두 다 같이 제각각의 스피드로도 좋고 맞추어도 좋지만, 인터넷 연결로 인해 동시에 소리내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정직한 요정 숨이랍니다, 여러분이 칭찬을 해주시면, 격려라 생각해서 더욱 더 분발하죠. 이 말이 거짓이라면, 숨을 거짓말쟁이라 부르세요.

그럼 여러분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세요.

우리 모두 한 밤을 함께한 친구가 되었으니 포옹 합시다.

요정 숨이 인사 드리옵니다. 앞으로는 밤이 올 때마다 숨 소리를 생각해요.

그럼 잘 가요. 내 연인, 나의 관객.

(피아노 선율에 배우들이 한 명씩 퇴장하고 보이스룸을 종료)

The END

관객 시점의 공연 장면

JH 배우 시점의 공연 장면

MJ 배우 시점의 공연 장면

EJ 배우 시점의 공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