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의 대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아트체인지업' 시간의방 Episode#2 숨

에피소드#2 숨

12/24/20221 min read

간: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오전 7시 공연을 마친 뒤, 10시간 지난 뒤의 만남)

공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공연 장소와 동일)

대화 진행 시간: 1시간 9분

대화 진행자: 이정은

참석자: 신은경, 김민정, 하지혜, 김은진, 김MK, 박SY, 최CJ, 김EJ

질문

1. 에피소드#1 몸의 공연과 다른 형식을 가진 이유와 음성으로만 전달하고자 한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2. 공연 중간 중간 정각이 될 때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 삽입된 이유와 연출 의도가 궁금하다.

3. 공연 중에 잠을 자도 되는 것인지. 재우려는 캐릭터와 말을 거는 캐릭터가 둘 다 있어서 정말 자도 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4.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는 건지.

5.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이 모두 리스너로 내려가게 된 부분에 대한 피드백

그 외, 퍼포먼스 텍스트

왜 우리는 이러한 연극 공연을 만들었는가?

우리의 형식이 달라졌다고, “연극”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공연에 영감을 준 텍스트는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 입니다.

우리의 작업은 드라마 연극 형식에서는 아주 멀지만, 우리는 연극 작업에 대해 고민합니다.

한 여름 밤의 꿈에서 셰익스피어가 표현한 극 중 극의 형식으로 우리는 우리의 현실 안에서 하나의 유희 행위인 “연극적” 행위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습니다.


공연 3일 전의 준비 과제에 대한 물음.

과제 1. "당신의 손바닥을 하늘 배경과 함께 사진찍어 올려 주세요."


왜 손바닥 사진을 올리라고 했는지,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저희는 3만년 전, 원시시대부터 시작된 인간의 예술활동에서 영감을 받아 디지털 세계에서도 동일한 예술활동으로 시작해 보고자 했습니다.

“나 여기에 있다”

나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표현으로부터 우리는 일상이 예술로 기록으로 전환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지금 미디어 세계에 우리의 스스로의 존재를 남기며 예술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아닌지. 플랑스 그호뜨 쇼베 동굴의 손바닥 도상을 모티브로 삼아서 손이라는 나의 신체의 일부분이 기본적인 도구가 되어 나를 표현하고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해 보았습니다.

과제 2. "당신의 베개를 사진찍어 올려주세요."

공연 이전의 사전 활동을 통해서, 관객 간에 서로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 주기를 희망했습니다. 특히 SNS 온라인 활동을 통해 우리는 꾸며지고 정리된 사진을 올리는 것에 익숙합니다. 여기에서 벗어나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위를 통해 나의 은밀한 사생활에 대한 힌트를 내비추게 됩니다. 베개는 우리의 9시간의 잠자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공연을 상징하는 주요한 관객의 소품입니다. 자신의 베개를 사진찍어서 올리라는 과제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과제였습니다. 우리는 관객들의 다양한 재질, 그러면서 적당히 낡은 베개들의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은밀하고 조용하게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했습니다. 공유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관객들의 내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과제 3. "오늘 내 꿈 속에 나왔으면 하는 것을 사진을 찍어 올려주세요."

잠에서 더 나아가 꿈에 대한 질문을 그릴 수 있는 과제를 던져 보았습니다. 장난스럽게 혹은 진지하게 자신의 꿈 속에 나왔으면 하는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누군가는 어떠한 장소에 있고자 했으며, 누군가는 만나고 싶은 대상, 혹은 소유하고 싶은 물건이 답변으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들을 통해 공연이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대상이 아닌 공동 창작의 과정으로 참여하는 행위를 준비 활동으로 덧붙여 보았습니다.

관객 질문1.
에피소드#1 몸의 공연과 다른 형식을 가진 이유와 음성으로만 전달하고자 한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도 1시간짜리로 이제 잘 짜여진 공연을 할까 구상 단계에서 고민해 보았어요. 원래 숨 공연에서도 기본 구조가 더 단단하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텍스트 대로 진행하려고 하다 보니까, 몸 공연의 관객들한테는 온라인 공연을 보러 들어온 관객들한테 배우의 비디오가 켜지지 않는다는 충격이 있었잖아요. 예상치 못한 장치로 인해서 관객에게 더 몰입감이 있었던 게 아니었는지, 새로운 그러니까 연극이 예상치 못한 나의 상상을 뛰어넘는 묘미가 있었잖아요. 그것들을 살려보고자 했을 때에 이미 그걸 경험한 관객들한테 좀 더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이제 아예 "잠"이라는 테마로 같이 잠을 자자는 온라인 공연이 아니면, 불가능한 시간대에서 상호 간에 열려 있는 공연으로 가보자 이게 더 충격적일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즉, 온라인으로만 가능한 공연을 시도해 보고자 했어요.

만약에 극장에 나와서는 친밀하게 서로의 몸에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잠의 컨셉의 공연이 온라인 공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보고 이러한 형식적인 실험을 해보고자 했어요. 그리고 지난 몸 공연에서는 저희가 신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희가 이번 숨 프로젝트에서는 공간성에 대한 실험을 좀 더 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지난번 공연에서는 모니터 안에서 다양한 관객들의 시각적인 정보가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서 상대방의 공간을 보면서 연상되는 공연 공간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아예 시각적인 공간의 이미지가 1도 주어지지 않았을 때, 그때 그 관객들은 공연을 어떻게 경험하게 될 지가 궁금했어요. 기존의 연극은 사실 공간이 없으면 사실 불가능한 거잖아요.

동시성ㅡ 공간 공존하는 근데 그 공간이 전혀 없는 온라인 상에서도 연극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그런 행동 행위가 일어날 수 있을까 그게 너무 궁금했고 그래서 이제 아예 공간적인 이미지가 배제된 음성으로만 우리가 한번 공간을 만들어보자 그런 의도에서 이제 아예 음성 sns로 공연을 담아보기로 결정한 거예요.

근데 음성 sns를 시작하면서 사용자들을 관찰하다보니까, 그러한 플랫폼을 관찰하면 할 수록, 공연의 기본 텍스트가 있고 스토리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져나간다면, 라디오 공연과 같은 느낌으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있었던 거죠.

그러나 제가 리서치를 하는 기간동안 음성 sns 공동체에게 너무나도 매력을 느낀 부분이 뭐였냐면, 사용자들이 스스로 그 낯선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그걸 24시간 동안 켜놓고 무전기를 하듯이 잠들고 잠에서 깨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부분이었어요.

"지금 저 김치볶음밥 먹어요.", "이제 퇴근이에요." 하면서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들이 너무나도 생동감이 넘치고 재미있는 거예요. 그러한 관계가 가상 공간에서 스스로 이루어진 공동체가 지금 우리가 살아나가고 있는 현재의 이 시대가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종류의 유흥이잖아요. 놀이, 참여자들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현재 만들어낸 그 유희이고, 여가 생활인데, 이러한 특징들을, 이러한 놀이를 어떻게 우리 예술 작품에 집어넣을까 이렇게 고민을 하다가 아예 우리도 그러니까 너무 이 낯선 사람들을 이 친근한 침대에다가 불러 모아놓고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으로 완전 타인이 순식간에 친밀하게 되는 게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그러니까 연극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사실 드라마 구조도 중요하지만 이 공동체성이 특히나 중요한 요소이거든요.

같은 시간을 보낸 이들, 이 공연을 같이 경험하고 있는 우리가 있다라는 것이 공연 예술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보는데, 이제는 관객이 그 상황에 단순하게 참석하고 있다라는 데에서 너 나아가 어떻게 배우와 더불어 우리가 하나의 사건을 이끌어가고 있다라는 생각을 일깨워줄 수 있을까. 저는 그러한 낯선 타인들과 순식간에 하나되게 만드는 공동체성이 연극이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관객 질문2.
공연 중, 정각이 될 때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 삽입된 이유와 연출 의도가 궁금하다.

이러한 형식을 결정하고 난 뒤에, 저희가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텍스트를 그 다음에 발견해낸 거예요. <한여름 밤의 꿈>도 그 하룻밤 안에 일어난 사건이잖아요. 꿈이 아니라 (픽션 속의)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너무나도 꿈과 같은 현실이 되었던 것이죠. 거기에는 요정들이 나오는데, 저희가 숨 캐릭터를 봤을 때, 우리의 숨 캐릭터들도 현대식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요정들과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더불어 <한여름 밤의 꿈>이 가진 분위기도 가져가고 싶었고 숲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서로 엇갈리는 사랑 테마가 있잖아요. 저희는 그 엇갈리는 사랑의 관계를 배우와 관객간의 관계에서 찾아보고 싶었어요. 특히나 코로나 기간에 배우로써 관객들을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그러한 그리움들이 쌓여 왔었고, 온라인 연극에서 보이지 않는 관객에 대한 갈망이 생겨나거든요.

3시-4시 시간대를 경험하지 못한 관객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는 이 잠이라는 콘셉트 안에서 우리 숨들이 관객들한테 연인이고 싶었거든요.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은 또한 연인의 관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전화 통화와 같은 사건이기도 하고, 낯선이들 이지만, 같이 나란히 옆에 누워서 밤을 지새운다는 컨셉에서 관객을 연인으로 대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어요. "오늘 무슨 일 있으셨나요?" 속삭이면서 그러셨구나 위로하고 공감하는 연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 외에도 저희가 <한여름 밤의 꿈>을 고른 또 하나의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일반인들이 벌이는 극중극 이야기 였어요. 이 희곡 속에서 영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공연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나가잖아요. 연극이 주는 매력이 바로 완성되고 전문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는 그런 공연과 달리, 일반인들이 가벼이 올라 탈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그 인물들이 아주 멋진 공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놀이로서 공연을 만들어 가잖아요. 고퀄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으로서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연극이 아닌가 그러면서 메타 연극처럼 연극 속의 연극의 구성을 가져가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관객에게 연극이란 무엇인가 조금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었어요. 연극 안에 연극을 보는 그 느낌이 <한여름 밤의 꿈>을 볼 때의 느낌 이니까요. 그러면서 또 우연성을 집어넣은 게 저희가 9시간 구성인데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 딱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9장을 9시간과 평형으로 배치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우연성에 의존을 한 거였어요. 그러면서 10시에는 1막 1장을, 11시에는 1막 2장을 붙여놓고, 각 장 안에서 그 시간대의 대화 주제와 연결되는 지점들을 이거 약간 우리랑 되게 잘 맞는다 그런 부분을 발췌해서 집어넣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어서 분석해야 하다는 어려움 보다는, 관객님들이 희곡 중의 대사들의 그 파편 속에서 잠을 자면서, 혹은 잠에서 깨어난 순간에 들으면서, 스토리를 다 따라가면서 알 필요조차 없고, 왜냐하면 이미 잘 알려진 이 스토리는 너무나도 완벽한 영화나 연극이 많잖아요. 우리 공연 안에서 꿈꾸듯이 그 파편들 안에서 하루에 꽂히는 한 줄, 그런 지점들을 관객님들이 발견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넣어놨어요.

관객 질문3.
공연 중에 잠을 자도 되는 것이었는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저희는 공연의 목적을 딱히 관객을 재운다, 안 재운다라고 정하진 않았었어요. 오히려 관객에게 맡겨보자 라는 쪽이었지요. 오히려 관객이 잠에 들랑말랑한 그 사이에, 그 순간 속에서도 의식과 그 무의식의 그 경계에서도 우리하고 여전히 만나고 있는 것인지를 실험해보고 싶었어요.

잠을 주무셔도 괜찮다라고 계속 권유를 해드렸던 거는 여러분들이 자고 있는 내가 잠들었었나보다 라고 인식하는 그 순간에도 귀가 갑자기 열려서 문득 문득 꿈 속에서라도 우리의 공연에 접속하고 있다면 이 공연이 계속 연결되고 있는 것인지, 그러면 꿈과 얽히는 우리의 공연 상황도 공연에 포함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우리 안에서도 아직도 좀 질문 거리이긴 했어요.

진행자 캐릭터 중에서도 유난히 은진님이 상당히 관객들을 재우고 싶어 하셨죠. 그리고 우리가 공연을 리서치 하는 과정에서 잠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관객들을 못 자게 만들면 안 될 것 같은 뭐랄까 도덕적인 갈등이 있었어요.ㅎㅎㅎㅎ

근데 말씀하듯이 저는 너무 아쉬웠어요. 많은 분들이 잠에 드시면서 인터넷 연결이 끊어져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어요.

그러니까 그게 연결이 된 상태에서 주무셨던 CJ님이 코를 골면서 잠에 빠져든 상태들이 공연의 백그라운드를 만들어서 영향을 주고 받았었잖아요. 그런 연결성이 잠자는 순간에도 연결돼 있어서 서로의 소리, 소음, 혹은 잠꼬대와 같은 음성들을 듣고 싶은 마음이 컸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쉬운 면이네요.

관객 질문4.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신건지.

저희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저희가 추구하는 예술의 형식과 매우 닮았다고 본 부분이 바로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이거든요.

그래서 미적 경험과 일상적인 삶의 긴밀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 그래서 일상 자체로 관객들이 이 잠이라는 걸 한 번도 예술이라고 예술 행위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던 관객분들이 이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의 잠에 대해서 예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놀이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찾아드리고 싶었어요.

관객 EJ: 야식을 먹는 행동, 세수하고 칫솔질을 하는 그 순간에도 예술의 한 활동 안에 포함될 수 있는 행위일 수 있다라는 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중간에 식기 세척기도 돌리며, 나의 일상 생활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내가 발생시키는 소리가 예술 활동에 포함되어 지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코고는 소리랄까 자연스러운 생활 소음들이 자연스럽게 방해되지 않고 공연 속에 포함되는 순간들이 발생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더불어 참여하는 9시간이라는 긴 참여 시간 동안, 과거의 연애 경험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어요. 유학 시간 동안 장거리 연예를 하던 그 일상을 다시 경험하는 것과 같은 착각 혹은 향수가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추가 기록) 적극적인 관객 참여의 형태를 파악하고자 하며, 고민하면서 존 듀이의 <경험으로서의 예술> 이론이 저희가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목표와 일치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존 듀이는 위의 책에서 '미적 경험과 일상적 삶의 긴밀한 관련을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시 합니다. "예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경험세계로 되돌아가는 방법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다. 경험세계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들에 대한 경험으로 되돌아가서, 그러한 경험이 갖는 미적 특성들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오직 미적인 것이 일상경험과는 분리된 것일 때에만 그리고 예술작품이 발물관과 같이 일상적 삶의 세계로부터 격리된 장소에 유폐되어 있을 때에만,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인정된 것만을 가지고 예술이론을 형성하려는 시도가 가능하며 타당한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일상과 동떨어진 극장에서 이뤄지는 사건만을 공연예술로 이해하고 동일한 행위를 나의 실제 생활하는 일상의 공간_집 안에서 벌인다면, 그 행위는 예술로 포함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라인 공연 이라는 방식은 더더욱 방 안에서 공연에 참여적인 태도보다는 관극의 매우 수동적인 태도로 공연을 관찰하는 데에서 끝나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듀이는 아무리 멋진 공연이라도, 그 공연을 통해 경험하는 하나의 경험을 강조함으로써, 그 경험이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로 다가설수 있는 단서를 더 많이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세련되지 못한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진실로 하나의 경험이라면 일상생활에서 분리된 위대한 예술작품조차도 미적 경험의 본질적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훨씬 더 풍부하게 가진다." 여기에서 듀이는 결국 관객 스스로가 하나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단서들을 통해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즐거움을 얻는 대상들 속에 있는 특징적이고 가치 있는 것들을 예술작품이 어떻게 강조해서 드러내고 표현하는지를 알 수 있다." (존 듀이, <경험으로서의 예술 1>, 33쪽)

관객 질문5.
관객이 갑자기 리스너로 내려가게 된 엔딩에 대한 설정에 대해 궁금하다.

우리가 음성 sns라서 음소거 버튼만 누르 더라도, 혹은 리스너 모드로만 내려가도 거리감이 확 생기잖아요. 공연은 실제로 참여하는 감각과 공연을 담은 녹화 영상을 안전하게 바라보는 감각이 극과 극인 것 처럼, 저의가 오늘 참여한 이 공연도 나중에 타자가 핸드폰 뷰로 본다면 진짜 재미없거든요. 이와 같이, 아주 사소한 변화이지만, 실제로 스피커에서 리스너로 쫓겨 내려간 그 감각은 마법과 같아요. 저는 관객분들이 엔딩을 어떻게 경험했을지 너무 궁금해요. 많은 분들이 주무셔서 엔딩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아쉽지만, 리스너로 갑자기 밀려난, 권한을 빼앗긴 그 기분이 어떠셨는지 너무 궁금해요.

관객 SY: 저는 엔딩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맨 처음 계속해서 관객들의 이름을 부르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계속 대답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까지도 제가 리스너로 내려간지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가, 어, 목소리가 안들어가나 하고 화면을 확인하려고 보니까 관객들이 모두 리스너로 빠져 있더라고요. 아, 이게 이런 상황이구나 하고 인지가 되었어요. 사실 공연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런 활동을 연극 공연이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그러니까 차라리 다원이라고 얘기를 했으면 그 장르상에서 오는 공격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연극이라고 얘기할 수 있냐라고 하는 그런 지점들에 대해서 훨씬 피해갈 수 있고 조금 더 작업이 편하게 진행될 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보면서 계속 꼭 연극이라고 얘기를 한 이유가 있을까 약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일 연극적이었던 장면이 엔딩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거든요.

저희는 너무나도 연극이라고 말하고 싶거든요. 다원이라고 억지로 정의하고 싶지 않아요. 저희들은 다 이제 연극 베이스로 시작하고 쌓아 올렸기 때문에 이건 연극인데 왜 우리를 연극으로 안 보는 거지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마지막 엔딩에 이렇게 자화자찬하면 안 되지만, 저는 엔딩이 너무 좋거든요. 왜냐하면 함께 9시간 동안 이게 쌓아올린 것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 9시간 동안 쌓아 올린 거는 1시간으로 쌓아올릴 수 있지 않은 것들인데 이 쌓아 올린 것들로 마지막에 관객들을 밀어내는데 밀어내고 한여름 밤의 꿈의 그 텍스트가 찰떡처럼 저희 마음을 대변해주는 거죠.

관객 EJ: 엔딩을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너무 엔딩이 궁금하고요 그게 이제 의도가 관객들의 참여성을 제한하면서 기존의 연극적 형식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건가요?

글쎄요. 그냥 그냥 연극에 대해서 고민하도록 만든 것 같기도 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한 번 더 알린 것 같기도 하고.

관객 EJ: 관객을 밀어내고 목소리가 보이스가 관객의 목소리를 들어가지 않게 모두를 음소거 시킨 거였죠.

네 저희가 마지막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자면요. 저희의 공연을 열었던 지혜님이 공연 마지막 시간대에 이제 사회자로 다시 들어와요. 공연을 밤 10시에 시작했다면, 지혜님이 새벽 6시에 정리를 하러 들어오신거죠. 그리고 6시에 진행을 이제 평소처럼 관객과 대화를 주고받아가 이제 마무리 멘트를 남겨요. 우리가 이러한 실험, 활동, 연극을 했던 이유에 대한 의도나 생각들을 고정된 텍스트로 풀어서 설명해 드려요. 그렇게 쭉 나간 다음에 그다음에 관객들한테 마이크를 하나씩 넘기면서 "오늘의 공연을 당신이 한마디로 정의해 주시겠어요?"라고 말을 해요. 그러면 관객님이 한 분 한 분 나는 오늘 이 공연이 이랬다 한마디를 뱉으면, 이제 그 관객을 리스너로 내려요. 그래서 모든 관객들이 한마디씩 남기는 마지막 멘트 무대에서 하는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한 마디 남기는 관객들을 만들어준 다음에 이분들을 관객으로 리스너로 내리는 거 였어요.

내렸을 때 이제 단절이 되잖아요. 그 상태에서 저희가 관객들을 다시 평소처럼 부르는 건데 이제 이제는 소통이 되지 않는 거죠. 이게 분명히 같이 있었던 공간이었는데 아무리 불러도 응답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이제 떠밀려간 거죠. 그 상태에서 저희 모든 행위자들이 스피커로 올라와서 한여름밤의 꿈을 약간 변형시킨 텍스트를 코러스도 낭독하게 됩니다.

관객은 죽었고 이 연극은 끝이 났고 이 연극이 부족하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라는 그 요정 퍽의 유명한 대사들과 함께 네 그렇게 끝이 나죠.

마지막 엔딩에는 관객들은 다 리스너로 내려가고 숨들이 5명이 올라와서 텍스트를 주고 가 마지막에 코러스 합창으로 마지막 대사를 하거든요.

그래서 아주 약간 닭살이다. 이런 논란이 있긴 했는데, "나의 관객, 나의 연인" 그 부분을 에코 5명의 목소리로 합창을 하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우리가 거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이야기 하려고 노력해도 온라인의 특성 상 시차가 발생하잖아요. 이 음성 플랫폼에서 그러면서 이제 갑자기 그 다양한 목소리들이 한 번에 들려오고 그렇게 사라지죠 숨들이 말하죠, 앞으로 잠에 들 때에는 요정 숨을 기억해 달라고…

관객 EJ: 그렇다면 그게 전형적인 연극이 갖고 있는 형식적인 어떤 부분에 대한 약간의 비판 지금 담고 있는 건가요? 그렇게 해석 해도 되나요?

관객 SY: 제는 질문하셨던 그 부분이 의도라고 느껴졌었거든요. 그 엔딩이 그러니까 저도 제일 엔딩신이 공연 중에 제일 연극적이었다라고 생각했던 게 그러니까 약간 어쨌든 이제 지금까지 저희가 있었던 공간이 연극 공간이었다면, 오픈 공간이었잖아요. 무대로 치면 원형 무대라 이런 식의 공간이었다면 관객들이 리스너로 내려간 다음에는 약간 프로시니어 무대로 전환되는 음소거를 시키면서 관객과 배우 간의 구분이 명확해지고. 커튼콜 같은 그 느낌도 들었고 그래서 제일 연극적이었다라고 또 느꼈던 것 같아요.